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한 뒤 잔인하게 훼손하고 시신을 산에 유기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34)씨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인천 중부경찰서는 5월 21일 살인, 사체손괴·유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허민우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허민우는 이날 오전 미추홀 경찰서 유치장에서 빠져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검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는 검찰에 송치되기 직전 미추홀 경찰서 앞에서 얼굴을 공개했는데요.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라고 답했으며, 자백한 이유에 대해서는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라고 답했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할 때 '어딜 찾아가려고 했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선 "속상한 마음에 시신을 유기한 곳에 네 번 정도 찾아가 술도 두 번 따라놓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응하며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절대 싸우지 않겠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인 뒤 호송차에 탑승한 뒤 인천지검으로 송치되었습니다.
☠인천 노래주점 손님 살인사건의 전말
지난달 4월 21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 중구 신포동 소재 노래주점에 손님 A(40대)씨가 찾아와 다음날 새벽 2시쯤까지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이후 A씨는 술값을 지불하지 못하겠다며 노래주점 업주인 허민우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같은 날 오전 2시 6분께 112에 전화를 걸어 "내가 술값을 내지 못했다"라고 A씨가 직접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허민우는 경찰에서 "A씨에게 추가로 받아야 할 돈이 더 있는데 소지하고 있던 돈은 2만원 뿐이었다"면서 "술값을 가지고 실랑이를 하다가 A씨가 툭툭 건들면서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너 한번 혼나 봐라'라고 말하면서 112에 신고해 화가 나 폭행해 살해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조사 결과 허민우는 술값을 문제로 A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같은 날 오전 2시 24분 이후 A씨를 손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24일까지 시신을 노래주점 내 잘 사용하지 않는 방에 은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래주점 인근 CCTV에는 허민우로 보이는 남성이 3~4차례에 걸쳐 봉투 등을 가지고 주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고, 손님 A씨는 지난달 4월 21일 오후 지인 B씨와 함께 신포동의 한 노래주점을 방문한 이후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또 노래주점 인근 지역 CCTV에서도 A씨의 행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경찰은 노래주점 출입문 3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영상을 확보해 분석을 진행해보니 영상에는 A씨가 노래주점을 나서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A씨 아버지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민우의 노래주점 내부에서 A씨의 혈흔과 피부조직 등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순순히 자백을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허민우는 지난 5월 11일 오전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A씨가 지난달 22일 오전 2시께 노래주점을 나가면서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나갔다"라고 진술하면서 혐의를 부인해 왔으나, 계속되는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허민우는 범행 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 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데 이어 인근 마트에서 14L짜리 락스 한통과 75L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노래주점 인근 폐쇄회로 CCTV 영상 및 허민우의 진술 등을 토대로 범행 이틀 뒤인 24일 허민우가 시신을 주점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후 인천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허민우는 자신의 차량에 훼손된 시신을 싣고 인천 강화, 영종도, 송도 등을 돌아다니며 A씨의 유품과 범행에 쓰인 도구 등을 버렸으며, 또 훼손된 A씨의 시신을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하면서 그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휴대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위치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천 노래주점 살인범 허민우, '꼴망파' 조폭 출신의 보호관찰 대상자
1987년생인 허민우는 10여 년 전부터 폭력 조직에 몸담았으며 폭행과 상해 등 전과를 다수 가지고 있었던 인천 지역의 '꼴망파' 조폭 출신으로 작년 3월에는 법원에 의해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혐의가 인정되어 2023년 3월까지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에 지정돼있었습니다.
하지만 허민우에 대한 법무부의 관리는 올해부터 허술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보호관찰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노래주점까지 운영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법무부는 지난 1월부터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허민우에 대한 '밀착 감독'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허민우에 대해서는 올해 '밀착 감독' 대신 '전화 감독'만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의 보호관찰 제도 운영의 허술함이 노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천경찰청은 허민우가 보호관찰 대상자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데요. 피해자 A씨가 살해되기 직전인 당일 오전 2시 5분쯤 112에 직접 신고했지만 경찰이 단순 술값 시비로 판단해 출동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가 끝날 때쯤 신고자가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을 해 이를 신고 취소로 받아들였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무부 보호관찰의 허점부터 경찰의 초동 조치 실패까지 범죄 감독 시스템의 허술함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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