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층간 소음 아파트 세대 갈등, 엘리베이터에 붙은 격한 쪽지들..

 

 

흡연이나 층간소음으로 인한 충돌은 대표적인 아파트 세대 간의 갈등이기도 하죠. 과거에는 인터폰이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개별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는 각 동 엘리베이터마다 실내 흡연을 비난하는 쪽지가 자주 붙여지고, 이에 동조하는 주민들의 답변도 연이어 달리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금연 아파트 지정까지 검토할 정도로 실내 흡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도 인천 서구의 아파트와 상황은 비슷해 보입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최근 의문의 쪽지가 연달아 붙어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집 현관문에 비속어를 잔뜩 담은 협박문을 붙이고 갔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인데요. 당초 주민들은 애완동물 소음으로 빚어진 통상적인 세대 간 갈등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다음 날 또다시 비슷한 내용의 쪽지가 붙었는데요. 이번에는 다른 층의 주민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인데요. 불특정 다수의 여러 세대가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파트는 술렁이게 되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일어난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4월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칼 2자루를 가지고 집 밖으로 나와 비상계단에서 화재로 대피하는 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의 주민을 살해하고 17명을 부상시킨 이른바 '안인득 사건'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A씨(34)는 "층간 소음이라면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데 여러 층에 같은 내용의 쪽지가 붙었다고 하니 정신이상자의 소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불안해했습니다.

 

하지만 이웃을 저격하는 글을 아파트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에 게시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위층 이웃을 모욕하는 글을 아파트 게시판 등에 써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망치 두드리는 정신병자 행동을 해서 경찰을 불러 대화를 시도했으나 문도 안 열고 고함만 지르는 괴상한 집은 OOO호입니다'라는 등의 글을 아파트 게시판에 써 붙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원은 '정신병자 행동', '몰상식한 세대' 등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